항만협회 항만지 게재용 산행기<태백산> 2020-10-20 11:42:25  
  이름 : 김명기  (14.♡.91.83)  조회: 649    

항만지 게재용 산행기

 

다봉회 600회 기념 산행(태백산)

- 민족의 영산 태백산 등정기 -

 

짧지만 긴 여운이 남는 山行

사람들에게는 일상의 틀을 벗어나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어디론가 여행한다는 것처럼 마음 설레고 즐겁고 행복한 일도 흔치 않을 것이다. 우리 다봉회 회원들은 30여 년 전부터 함께 山行을 시작한 이래 국내외 높고 낮은 산을 꾸준히 등정하여 왔다. 실제 산행은 이보다 5년 앞선 35년 전인 1985년부터 시작되어 거의 매주 1회 산행을 해왔다. 그러던 1991년 어느 날 산행 중 서로 취미가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 다봉회라는 동호회를 조직하여 회칙도 만들고 공식적인 산행을 시작해왔다. 돌이켜보면 30대 후반 청년기에서부터 중장년기를 거쳐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함께 즐기며 산행했던 것이다.

무수히 많은 산행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산행은 부부동반으로 다녀온 해외산행으로 중국을 거쳐 다녀온 백두산 종주산행, 중국의 그랜드캐년이라고 하는 태항산 산행, 인간 세계의 선경 구채구(九寨溝)탐방, 타이완의 타이루거 협곡(太魯閣 峽谷) 등이 있다.

 

국내 산행은 백두대간 24구간 1,240km 완주를 비롯하여,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등 국내의 해발 1,000m급 이상 되는 산은 거의 빠짐없이 등정을 해 왔다. 그러나 근년에 와서는 고희를 넘긴 회원들의 건강관리를 고려하여 해발 1,000m급 이하의 산 위주로 산행을 해 오고 있다.

 

이번 山行600회 산행을 기념하기 위하여 민족의 영산(靈山)인 태백산(1567m)을 등정하였다. ‘크고 밝은 뫼라는 뜻의 태백산은 한강 발원지가 있는 검룡소를 포함하여 자연의 비경이 곳곳에 숨어있는 곳이다. 사계절 언제 찾아도 그 웅장한 자태와 아름답고 경이로운 자연의 모습에 감탄하지만 특히 가을 단풍과 함께 태백산을 찾아 등산하는 그 맛은 그 어느 때보다도 즐겁고 운치 있는 일이다.

 

우리 일행들은 2020926일 오후 16시 청량리역에서 만나 1636분 열차로 출발하였다. 일행들은 누리로 열차에 몸을 맡기고 즐거운 여행길에 올랐다. 여행길에는 지루함이란 없다. 청량리역을 출발한 뒤 박정천 부회장이 준비해온 와인을 들며 환담을 하다 보니 어느새 열차는 팔당역을 훌쩍 지나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양수리 철교를 뒤로하고 있었다. 문득 창밖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여행의 또 다른 멋을 느껴 본다. 햇볓이 반사되는 북한강에 흘러가는 것이 물만이 아니다. 강물 속에 비친 마을 풍경과 구름도 흘러간다. 오른편으로는 북한강변 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왼편으로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손색이 없는 국도가 북한강변을 끼고 강 주변으로 외국을 연상케 하는 각종 카페와 토속 음식점들이 줄지어 운치를 더해주고 있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열차여행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여행지로 가는 과정 또한 여행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더 키워주기 때문이리라. 강을 건너 산허리를 돌고 터널을 지나 영월 사북 고한을 거쳐 18:30경 태백역에 도착하니 가을비가 내리고 있었다. 역 앞에 있는 힐탑 모텔에 여장을 풀고 나와 식당을 찾았으나 대부분의 식당이 저녁 영업을 마감한 상태였다. 일행들 겨우 한 식당을 찾아 들어가 정영화 회장이 가져온 발렌타인 21년산과 변진식 청장이 가지고 온 술과 함께 암소 한 마리를 안주삼아 환담을 나누며 즐거운 저녁식사를 했다. 식사 후 호텔에 들어와 누우니 창밖에서는 주룩주룩 빗방울 내리는 소리가 계속 들려오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밤 12시가 넘었다. 잠자리에서도 다음날 우천을 걱정하였으나 새벽이 되자 밤새 내리던 비는 그쳤지만 두꺼운 구름이 어둠과 함께 장막을 드리우고 있었다.

 

아침이 되어 밖에 나오니 성큼 다가선 가을 하늘 아래 우뚝 솟아있는 태백산은 어둠이 걷히고, 짙은 구름이 산 허리에 띠를 두르며 운무 속 선계를 이룬다. 630분 조찬 후 태백역에서 택시로 출발하여 유일사 쪽으로 달린다. 차창 밖으로 전개되는 풍경은 웅장하기 그지없고 안개구름은 바람 따라 계곡을 건너 산 넘어가고 있어 산행하기에 좋아 보였다.

 

유일사 주차장에 들어서니 우중에 밤잠을 털지 못한 앞산 봉우리들이 구름을 털고 기지개를 켜고 있는 모습이 한없이 신성하게 느껴진다. 내 가슴속에 남아있는 찌꺼기를 말끔히 청소해가듯 산을 감싸고 있던 구름은 서두름 없이 흘러간다. 싱그러움이 가슴 가득 채워진다. 816분경 유일사 입구 주차장에서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쉬엄쉬엄 호시우보(虎視牛步)로 산행을 시작하였다.

 

길게 굽어진 경사진 등산로 옆에선 아침 이슬 먹은 풀들이 몸 흔들며 인사한다. 산속에 홀로 핀 꽃들은 아침 맞을 준비에 꽃잎을 열고 있었다. 산행중에는 바람을 타고 운무가 갑자기 앞에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여 천상세계를 걷는 듯 했다. 바람결에 운무는 하늘을 가리려고 시샘하듯 산허리를 돌아 넘실넘실 춤을 추고, 숲은 하늘을 가리고, 햇살은 운무와 숲 사이를 비집고 너울너울 파도를 이루며 숨바꼭질하듯 하늘을 열었다 닫기를 반복한다. 원시림 같은 잣나무 군락지를 들어서니 초가을의 길목에 선 숲 속 나무들이 마지막 남은 녹음과 피톤치드(phytoncide) 향을 뿜어내 주고 있어 상쾌했다. 잠시 유일사 쉼터에 모여 음료를 마시며 성큼 다가온 가을 속으로 푹 빠져들어 본다.

 

수해(樹海)로 된 울창한 숲길 따라 발길을 재촉하다 보면 어느새 작은 관목 사이를 허위허위 지나가게 된다. 그 관목 숲 여기저기에는 낙엽과 함께 오래된 큰 고목나무들이 쓰러져 썩어 가고 있었다. 숲은 온갖 새와 들짐승들의 보금자리가 되어 주기도 하지만 여행객에게는 남()과 소멸()의 원리를 무언으로 가르쳐 준다. 그리고 숲은 계절 따라 다른 모습으로 생의 한 매듭 한 매듭을 이어가며 우리에게 늘 새로운 모습과 분위기로 다가와 그 아름다움을 제공해 주기도 한다.

 

가끔은 거북이처럼 주위를 천천히 살펴보며 걷다보면 다른게 보인다. 산속 숨겨진 보물인 가을 정취 속 풍광과 꽃도 보게 되고, 오묘한 생태계도 보게 된다. ‘그 꽃이라는 시가 있다. “내려갈 때 보았네 / 올라 갈 때 못본 / 그 꽃짧은 시지만 마치 살아온 날들을 노래하는 것 같은 시다. 고희를 훌적 넘은 나이에 삶을 돌아보게 해주는 이 시가 다른 이들에게는 어떻게 와 닿을지 궁금하다.

 

깊은 산속에 누구 하나 유심히 돌아보지 않아도 때가 되면 홀로 피고 지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산꽃! 아무렇게나 피어있는 꽃같이 보여도 그 속에는 전 우주의 기운이 담겨 있다. 이러한 산꽃들은 이 땅에 흩어져 강인한 생명력으로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서민들의 삶과 닮아 있다고 생각해 본다. 서민들도 숲 속 산꽃처럼 저마다 나름의 향기와 색깔을 지니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것만으로도 아름답다는 사실을 알게 해 주는 산꽃이 고귀해 보였다.

 

옷깃으로 스미고 코끝을 건드리며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솜털처럼 부드럽고 향긋한 내음이 찌뿌듯한 가슴을 말끔히 씻어준다. 자연 그대로 자란 나무와 그 나뭇가지로부터 자유분방하게 흩날리는 낙엽에서 태고의 냄새가 났다.

 

쉬엄쉬엄 1시간 30분가량 오르다가 주변을 살펴보니 산속 여기저기에 서 있는 주목 군락이 우리 일행을 반겨주고 있었다. 山行길 옆 유일사 쉼터 위에 있는 거대한 주목은 마치 천제단의 수문장 인양 위풍당당하게 우뚝 서서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이 천년의 세월을 말해주는 듯했다. 주목은 껍질이 붉어 붉을 주() 를 사용하며 오래 장수하는 나무로 유명하다. 해발 1000m 이상의 고산지대에서 잘 자라며 높이는 최대 17m, 지름은 1m에 달한다.

 

<사진>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괴사목) 앞에서 찰칵 한컷

주목군락지의 원시림 같은 고사목 숲길이 천년의 세월을 담아낸 몸짓으로 향연을 펼치며 지나가는 나그네의 발길을 잡는다.

 

주목 앞의 안내판에는 生千年 死千年이라는 머리글과 함께 주목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있었다. 주목은 천년 동안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언제나 그 자리에서 묵묵히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다. 일행들 느리게 천천히 걷는다. 숲 속 고사목과 초목에 눈 맞추고 산속 향기를 들이마시며, 그들의 소리를 듣는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숲은 생기 왕성 울창해져 가고 있다. 일행들 주목 앞에 기념촬영 후 산행은 계속되었다. 주목 군락지를 벗어나자 산허리를 감싸고돌던 운무는 바람에 밀려 멀리 떠나고 파란 하늘이 얼굴을 내밀며 반겨준다.

 

 

드디어 탁 트인 정상에서 ~~

 

정상 장군봉까지 올라서니 하늘이 열리듯 시야가 확 트이며 높고 낮은 태백 영봉들이 중첩(重疊)해 도열해 있듯 앞으로 다가선다. 동쪽으로는 저 멀리 구름과 함께 아스라이 펼쳐진 동해바다를 바라보고, 북쪽으로는 힘차게 용트림해 내려오고 있는 백두대간의 웅장한 산세와 주변의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장군봉 천제단을 향해 도열해 있는 모습을 보았고, 남쪽으로는 한줄기를 갈라내어 다시 소백산맥으로 이어져 내려가고 있는 모습이 경이로웠다. 태백산은 남쪽으로는 낙동강 천리의 발원지요, 동쪽으로는 오십천의 발원지고, 서북쪽으로는 서울시민의 식수원이기도 한 한강의 발원지로도 유명하다.

 

일행들 야호를 외치며 호연지기를 만끽한 후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린 기분으로 다봉회 600회 산행 기념 단체 인증사진 촬영했다. 이어서 천제단으로 이동하였다. 우리 일행 천제단 앞 太白山표지석 앞에서 기념사진 한 컷 하고 주변을 돌아보며, 장대한 태백 고원의 멋진 山景을 두루 감상했다. 천제단에 올라 세상을 바라보니 굽이굽이 돌아온 인생길이 보이는듯했다.

 

천제단에는 인천에서 왔다고 하는 젊은 여인이 옷깃을 여미고 마음을 가다듬으며 숙연하게 자리 잡고 앉아 天神祭祀지내며 를 올리는 모습이 지극해 보였다. 그는 우리 일행과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등정했다. 인간은 자연 앞에 한없이 나약한 존재임을 증명하듯 가장 낮은 자세로 기도하는 저 여인은 자기 일신의 안녕을 바랄까? 아니면 누구의 사업번창과 무병장수를 기원해 주는 걸까?’ 상념에 잠겨본다.

 

하산길, 천제단 밑 단종대왕을 모신 비각을 지나 망경사 앞 용정이라는 샘에서 목을 축이며 잠시 휴식하니 고양이도 얼굴 내밀고 찾아와 반갑게 인사한다. 이어서 당골 주차장을 목적지로 하고 하산길에 올랐다.

 

나뭇가지 위에서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낙엽은 내 발아래 와 앉는다. 가던 길 잠시 멈추고 발아래 떨어지는 낙엽을 밟고 고개를 들어 나무 꼭대기를 바라본다. 그 빛과 색이 얼마나 찬란한지 아찔하도록 눈이 부시다. 낙엽을 품고 있는 나무는 봄에는 새싹을, 여름에는 녹음을, 가을에는 열매와 단풍으로 결실을 맺고 겨울지나 봄이 오면 다시 새로운 잎으로 숲을 이룬다.

 

가을을 선물 받고 가을 속 길 따라 낙엽 밟으며 하산하는 우리들의 발걸음은 가볍다. 반재를 지나 당골 계곡 오솔길에 들어서니 계곡 바위틈 진한 초록 이끼 사이로 물줄기가 시원하게 쏟아져 내리며 바람과 함께 청량한 분위기를 선사해 주고 있었다. 경사진 산비탈에서는 거대한 바위틈을 뚫고 비바람에도 자신의 터를 다지고 있는 우뚝 선 소나무를 보았다. 작은 솔씨 하나가 무슨 힘으로 저 바위틈을 뚫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민초들 또한 코로나19와 같은 힘들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바위틈을 뚫어 굳건한 삶을 이어 가는 저 소나무같이 용기내 힘찬 성장을 지속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골은 지금은 주변 정비로 거의 찾아보기 어렵지만 몇 해 전까지만 하여도 여기저기 당집들이 들어서 무속의 근거지가 되어 당골 계곡이라고 부르게 된 곳이다. 일행은 하산 후 당골 입구에서 콜택시로 태백역으로 이동하여, 16:04 태백역발 청량리행 열차를 타고 19:55분 청량리에 도착하여 해단식을 하였다. 비가 많이 내렸으면 거의 불가능했을 산행! 햇볕과 운무가 시샘하듯 번갈아가면서 우리들의 발길에 최상의 날씨를 선사해준 태백산의 축복은 잊을 수 없는 산행으로 오래 추억될 것이다. 다봉회 600회 산행길에 내려준 축복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낙 엽>

인생길 어느새 고희를 넘어 80을 바라보고 있다.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며 떨어지는 낙엽 밟고 하산한다.

계곡 바위 위에 내려앉은 낙엽은 흐르는 물과 합창한다.

천천히 낙엽 밟고 걷는 발걸음 따라 소곤거림이 들려온다.

한번 가면 언제 올 줄 모르는 가을을 느끼며 더 천천히 가라고!

 

<등산 답사코스>

 

유일사 입구주목 군락지 태백산 장군봉(1,567m) 천제단 단종비각 용정, 망경사 반재 당골 계곡 단군성전당골광장

10.2km, 5시간 15분 산행 후 1330분경 마무리

 

<참가자 : 9, 존칭 생략>

 

정영화, 박정천, 변진식, 황정영, 윤영원, 고상훈, 강찬식, 김한성, 김명기

 

<사진 : 좌로부터> 장군봉

박정천, 고상훈, 윤영원, 김한성 , 강찬식,

김명기, 변진식, 정영화, 황정영

<사진 주목군락지> 좌로부터

고상훈, 윤영원, 변진식, 강찬식, 김명기

정영화, 김한성, 황정영, 박정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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